처음 귀향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당연히 ‘歸鄕’인 줄 알았다. 일제의 모진 고난을 겪은 할머니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한자는 ‘鬼鄕’으로 되어 있었다. 귀신이, 혼백이 돌아온다는 의미. 감독은 매 영화를 상영할 때마다 타지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한 분의 혼백
“거인들의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은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 여자를 산 위로 올려 보냈다. 얼마 후 산에서 잉태된 아이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더러운 피라고 저주하며 산 채로 땅에 묻고 여자에게는 붉은 옷을 입혔다. 아이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마을에서 도망쳐야 했고, 여자들은 홀로 남아 붉은 옷을 입은 채 개미처럼 일하고 거미
단순하게 말하면, ‘헤이트풀8’은 특정 공간에 서로를 너무도 미워할 수밖에 없는 8명의 사람(The Hateful Eight)을 모아놓고 서로를 죽이는 내용이다(사실 영화에는 총 10명의 사람이 등장한다).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인물이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으니, 당연히 긴장감이 흐른다. 영화
2016년이 밝았다. 역으로 보면, 2015년의 영화들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2015년 흥행을 이끌었던 영화들은 대개 두 패턴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정의’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스크린 속에서 ‘상상적 해결’을 보여준 영화들이 한 편에 있고, 다른 편에서는 죽음을 ‘추모’하며 신파적
를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이 시리즈의 시작인 을 얄밉도록 잘 활용하면서 변용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고, 이 시리즈를 그리 즐기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크게 다가오지 않을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미
와 가 같은 날 개봉했다. 두 영화의 흥행 대결은 여러모로 흥미를 모았다. 의 박훈정과 의 이석훈 감독의 대결이라는 점,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최민식과 황정민의 연기 대결이라는 점, 산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혀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 NEW와 CJ가
※ 스포일러 있습니다.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 흥행 성공 이전 일제강점기를 다룬 많은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로 흥행에 성공한, , 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 박훈정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상하게도 강풀의 웹툰은 연재되자마자 엄청난 독자를 확보하는데 반해(최근 연재가 끝난 ‘무빙’에서 강풀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솜씨를 보여주었고 독자들은 식지 않은 애정을 그에게 보내주었다), 그의 원작으로 만든 영화는 큰 흥행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나마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 ‘그대를 사랑합니다’, ‘
벌써 1년하고도 반이나 더 지나버린 세월호 침몰. 모두가 슬퍼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그 사건을 다룬 이 다큐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할까?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다이빙 벨’과 비교하는 (것일) 것이다. ‘다이빙 벨’이 세월호 침몰 직후의 구조 작업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lsquo
이상한 일이다. 2015년 우리 사회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고 출구마저 쉽게 보이지 않는데, 영화는 자꾸만 밝은 결말을 이야기한다. 이 괴리 현상. 이것이 유독 이상한 것은 그런 결말이 엄청난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암살’은 우리의 숙제인 친일파 문제를 정면에서 거론했고 환상으로라도 반민특위를 살려 그들을 단죄해야 한다고 말
(※ 칼럼에 스포일러 있습니다.)마침내 의 마지막 시리즈가 당도했다. 이름하여 . 캐피톨의 독재자, 이에 맞선 식민지 피지배자들의 마지막 대결이 펼쳐진다. 당연하게도 우리(!)의 주인공 캣니스 에버딘이 저항의 선두에 서서, 말 그대로 얼음처럼 차가운 독재자 스노우 대통령을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시리
참 좋다고 생각한 영화가 흥행에서 참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도 그런 경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개봉 2주차에도 겨우 20만 관객대에 머물고 있으니, 안타깝다. 이 영화가 지닌 여러 매력이 분명 있지만, 그런 매력을 한국 관객이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와 미국의 관객성은
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영화이다. 스릴러의 ‘놀람(surprise)’과 공포영화의 무서움이 동시에 스크린에 조화롭게 재현되어 있다. 즉, 살해범을 쫓는 스릴, 죽음을 예지하는 소녀라는 무서운 설정이 영화를 끌고 간다. 때문에 영화를 보는 이들은 두 요소가 만들어내는 영화적 리듬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게다가
2014년 한국영화 산업 통계를 보면 나라별 영화 편중화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한국영화를 본 관객 비율이 50.2%, 미국영화를 본 관객 비율이 45.3%이다. 이 말을 다르게 하면, 한국영화 시장은 자국영화와 미국영화가 양분한다는 것이다. 무려 95.5%의 점유율. 다른 나라의 영화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유럽이나 아시아의 나라들
( 칼럼에 스포일러 있습니다.)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신작 의 GV를 진행하면서, 사전 정보 없이 이 영화를 처음 봤다. 영화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를 다루고 있었다. 오염 지역에서 임신한 여성을 국가 기관이 추적하며 중절 수술을 권하는 내용. 어떻게 보면 매우 과격한 내용이지만, 이 소재를 통해 감독은 원전이 인간에게 무
79살의 노장이 만든 영화 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지구 귀환 프로젝트’이다. 지구에서 5만 KM 이상 떨어진 화성에서 낙오된 마크 와트니(맥 데이먼)의 이야기. 그런데 문제는 화성과 지구의 거리 때문에 구조대가 와도 4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과연 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화성에서 그는 식물을 재배하고 공
, , 등에서 각본이나 각색을 담당했던 ‘이야기꾼’ 천성일 감독의 데뷔작 은 이미 고전이 된 반전영화 의 오마주이다. 왜 그는 굳이 제목을 이라고 했을까? 영화에서 서부전선이 배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영화 의 주인공은 사도 세자이다. 그런데 이것은 좀 이상하다. 사도 세자는 영화가 시작되면 바로 뒤주에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가 결국 죽고, (스포일러지만) 그의 아들이 왕이 되어 그를 추모하거나 그의 부인을 위로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렇게 보면 영화의 주인공은 사도 세자가 아니라 영조가 되어야 한다.
대략적인 사건은 이렇다. 영화집단 곡사는 2010년에 정치 풍자 영화 (이하 )를 완성했다. 이 영화는 인디포럼, 서울독립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홍콩국제영화제 등 내로라하는 영화제에 초청받으면서 독립영화계의 ‘태풍의 눈’이 되었다. 그러나 2011년
먼저 ‘사랑이 이긴다’, 라는 제목이 신선하다. 그리고 의문이 든다.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는 사랑, 그것이 무엇을 이긴다는 것일까? 이런 의문도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멜로드라마인가? 민병훈이 감독이라는 것을 알면 이 물음은 보다 실존적이고 근원적인 물음으로 바뀌어야 한다. 민병훈은 통속적인 멜로드라마를 만들 감독은 아니다. 그는